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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노동판례

사직 의사 없는 사직서 제출은 해고에 해당

단어 수 2773읽는 시간≈ 7 분
2023-02
2026-08

사건 개요와 쟁점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다38270 판결은 해고무효확인 사건에서, 사직 의사가 없는 근로자가 사용자의 요구와 압박으로 사직서를 작성·제출한 경우 이를 해고로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한 사안입니다.
이 판결의 주요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사직서 제출과 해고 해당 여부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했더라도, 근로자에게 실제 사직 의사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된 경우라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입니다. 이 경우 퇴직은 해고에 해당합니다.

퇴직금 수령과 해고 효력 다툼

해고처분에 대해 명시적으로 이의를 유보하지 않고 퇴직금을 수령한 뒤 해고처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지도 문제 되었습니다.

판시사항

의원면직 형식과 실질적 해고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였으나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 되었고 대법원은 이를 적극적으로 판단했습니다.

퇴직금 수령 후 해고 무효 주장

해고처분에 대한 명시적 이의 유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후 해고처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지도 함께 판단했습니다.

판결 이유

사직서 제출이 해고로 평가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아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 형식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켰더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에게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했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한 근로계약관계 종료입니다. 따라서 해고에 해당합니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2002. 6. 14. 선고 2001두1107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원고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에 관해 여러 사정을 인정했습니다. 피고는 기업구조개선작업약정의 연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그 약정 연장을 위한 가시적 조치로 과장급 이상 직원의 10%를 감원하기로 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58명(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을 감축대상자로 일방적으로 선정했습니다.
이후 피고는 원고 등만을 대상으로 퇴직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직서 제출을 종용했습니다. 또한 사직서 제출기한을 연장하면서까지 거듭 제출을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보직해임 및 대기발령을 했으며, 끝까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해고했습니다.
사직서를 제출한 감축대상자들의 제출 시점이 각자 달랐음에도 피고가 일률적으로 2000. 12. 31.자로 사직 처리한 사정도 고려되었습니다.
원심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원고들이 특정 사원에 대한 위법한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피고의 사직서 제출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사직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퇴직은 자발적 사직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라 피고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해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으로서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기록과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고, 사직서 제출의 효과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상고이유에서 든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과 취지를 달리하므로 적절한 선례가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퇴직금 수령과 실효의 원칙 적용 여부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뒤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 사정이 있거나, 그 밖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에서 퇴직금 등을 수령하는 등 반대 사정이 엿보이는 때에는 다르게 보아야 합니다.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하지 않고 퇴직금을 수령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51847 판결, 2003. 10. 10. 선고 2001다7622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실효의 원칙에 따라 허용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도 배척했습니다. 피고 회사에 근무하다가 원고들이 사직한 직후 해고된 일부 근로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하거나 실질적 당사자가 되어 있는 소송에서 정리해고의 정당성이 다투어지고 있었고, 원고들이 가진 쟁점도 그 해고근로자들이 다투는 쟁점과 실질적으로 같았습니다.
원고들은 이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기다렸다가 해당 사건의 제1심판결이 선고되자 곧바로 이 사건 소를 제기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4개월분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수령하고 약 2년 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소 제기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실효의 원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 역시 기록과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보았고,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실효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퇴직금·퇴직위로금 수령과 묵시적 추인

피고는 원고들이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을 수령할 당시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거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사직서 수리행위를 추인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원심은 원고들이 퇴직위로금을 수령하고 2년이 경과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묵시적 추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앞서 인정된 사정과 기록상 여러 사정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고, 무효행위의 추인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례의 핵심 정리

사직서가 있어도 자발성이 핵심입니다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형식만으로 언제나 자발적 퇴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사직 의사가 없었고 사용자의 압박이나 종용으로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사직서를 제출했다면, 그 퇴직은 해고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퇴직금 수령만으로 해고 효력을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

퇴직금이나 퇴직위로금을 이의 유보 없이 수령했다는 사정은 해고 효력 인정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었다고 볼 객관적 사정이나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 수령만으로 해고 효력을 인정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직서를 제출하면 무조건 자발적 퇴직인가요?

아닙니다. 사용자가 의원면직 형식을 취했더라도, 근로자에게 사직 의사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퇴직금이나 퇴직위로금을 받으면 해고를 다툴 수 없나요?

퇴직금 등을 이의 유보 없이 수령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고 효력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고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다투고 있었다고 볼 객관적 사정이나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퇴직금 수령만으로 해고 효력을 인정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판결에서 2년 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정은 어떻게 판단되었나요?

원고들이 4개월분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수령하고 약 2년 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더라도, 관련 소송에서 실질적으로 같은 쟁점이 다투어지고 있었고 그 제1심판결 선고 후 곧바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정만으로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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