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의 핵심 쟁점
사건 개요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다4629 판결 [임금] [공2014상,289]은 연차유급휴가 산정에서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과 육아휴직 기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문제 된 사건이다.
이 판결은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을 결근으로 볼 수 있는지, 또는 출근한 것으로 의제할 수 있는지에 따라 연차유급휴가 취득 요건과 휴가일수가 달라지는 사안을 다룬다.
판시사항
[1]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사용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연차휴가수당이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근로자가 1년간 8할 이상 출근하였는지 판단하는 방법
[2] 근로자가 정당한 쟁의행위를 하거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한 육아휴직을 하여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경우, 연차유급휴가일수의 산정 방식
대법원의 판단
연차휴가수당과 출근율 판단 기준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이 연차유급휴가에 관하여 ‘사용자는 1년간 8할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는 근로자에게 일정 기간 근로의무를 면제함으로써 정신적·육체적 휴양의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적 생활의 향상을 기하려는 데 취지가 있다.
대법원은 연차유급휴가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관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년간 8할 이상 출근하였을 때 비로소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이상 이는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있고,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해 사용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연차휴가수당은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여기서 근로자가 1년간 8할 이상 출근하였는지는 1년간의 총 역일에서 법령,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따라 근로의무가 없는 날로 정해진 날을 제외한 나머지 일수, 즉 연간 소정근로일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중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날이 얼마인지를 비율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쟁의행위와 육아휴직 기간의 처리
대법원은 근로자가 정당한 쟁의행위를 하거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육아휴직을 하여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를 별도로 판단했다.
쟁의행위와 육아휴직은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보장된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행사이다. 그 기간 동안 근로관계가 정지되므로 근로자는 근로의무가 없고, 이를 이유로 근로자를 부당하거나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은 법률상 금지되어 있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조, 제4조, 제81조 제5호,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
따라서 근로자가 본래 연간 소정근로일수에 포함되었던 쟁의행위 등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결근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대법원은 그 기간 동안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바가 없고,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남녀고용평등법 등 관련 법령에서 그 기간 동안 근로자가 ‘출근한 것으로 본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으므로, 이를 출근한 것으로 의제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연차유급휴가일수 산정 방식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 연간 소정근로일수에서 쟁의행위 등 기간이 차지하는 일수를 제외한 나머지 일수를 기준으로 출근율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연차유급휴가 취득 요건의 충족 여부를 먼저 판단한다.
그 요건이 충족된 경우에는 본래 평상적인 근로관계에서 8할의 출근율을 충족할 경우 산출되었을 연차유급휴가일수에 비례 산정 방식을 적용한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소정근로일수에서 쟁의행위 등 기간이 차지하는 일수를 제외한 나머지 일수’를 ‘연간 소정근로일수’로 나눈 비율을 곱해 산출된 연차유급휴가일수를 근로자에게 부여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보았다.
해설
판결의 요지
이 판결의 핵심은 연차유급휴가 취득 요건을 판단할 때 ‘연간 소정근로일수’에서 ‘쟁의행위와 육아휴직 기간이 차지하는 일수’를 제외한 나머지 일수를 기준으로 출근율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이다.
쟁의행위 등 기간이 차지하는 일수를 제외한 나머지 일수를 기준으로 출근율 8할이 달성되면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한다. 다만 정상적인 근로관계라면 8할의 출근율을 충족해 산출되었을 연차유급휴가일수 전부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간을 제외한 소정근로일수 비율에 따라 연차유급휴가일수를 산정한다.
근로기준법 제60조와의 관계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다음 기간을 출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 근로자가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
- 임신 중의 여성이 제74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로 휴업한 기간
그러나 적법한 쟁의행위 기간과 육아휴직 기간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었다.
연차유급휴가 산정에서 이러한 기간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따라 연차유급휴가 요건 충족 여부가 달라진다. 이 사건에서는 적법한 쟁의행위 기간과 육아휴직 기간을 소정근로일수에서 제외하고 출근율을 산정한 뒤, 15일의 기본연차 및 근속연수에 따른 가산 연차휴가일수를 비례해 지급한 사측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노동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과의 관계
이 판결은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근기 68207-402; 2007. 10.25)과 유사한 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행정해석을 통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한 기간, 정당한 파업에 참가한 기간, 육아휴직에 참가한 기간 등을 근로제공 의무가 일시 정지되는 기간으로 분류하고, 그 기간을 소정근로일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연차휴가일수를 산정할 때 해당 기간을 제외한 소정근로일을 기준으로 출근율이 80%를 넘으면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다만 정상적이었다면 지급해야 할 연차유급휴가일수를 모두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간을 제외한 소정근로일에 비례해 연차유급휴가일수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연차유급휴가의 성격
이 판결은 연차유급휴가를 과거의 근로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인식한다.
대법원은 정당한 쟁의행위 및 육아휴직 기간을 소정근로일수에서 제외한 뒤, 남은 기간의 출근율 80%를 만족할 경우 연차유급휴가를 해당 기간을 제외한 소정근로일수에 비례해 지급하는 방식을 지지했다.
그 근거로 “연차휴가제도는 장기간의 성실한 근로에 대한 보상으로서 일정한 기간 근로의무를 면제해 줌으로써 근로자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휴양을 하고 문화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데 의의가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판결에 대한 평가
비판적 견해
노호창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선임연구원은 「연차휴가의 입법적 개선방안」의 저자 김근주(2013)의 견해를 빌려, 휴가를 부여하면서 출근율을 요구하는 것은 서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 취지는 일정 기간 근로의무를 면제함으로써 정신적·육체적 휴양의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적 생활의 향상을 위한 ‘보편적인 최소 휴식’을 의미하는 휴가를 부여하는 데 있어서, ‘근로보상적’ 의미를 가지는 출근율을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한국노동연구원 노동리뷰 3월호 ‘노동판례 평석’).
노호창 선임연구원은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제132호(Holidays with Pay Convention, 1970)나 EU(유럽연합)의 전신인 EC(유럽공동체)의 ‘근로시간편성에 관한 지침’ 등 국제기준에서도 출근율을 휴가의 요건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그는 “우리 법상 정당한 쟁의행위기간이나 육아휴직기간 등의 처리에 대한 아무런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라면, 근로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대우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그는 근로기준법이나 기타 노동관계법 어디에도 정당한 쟁의행위기간이나 육아휴직기간에 대해 소정근로일수에서 제외하면서 동시에 휴가일수 계산에 있어서는 비례적 삭감을 인정하는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상판결처럼 이를 인정하는 것은 파업권 등과 같은 기본권 행사를 이유로 근로조건에서 불이익 취급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고 우려했다.
노호창 선임연구원은 연차유급휴가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개선방향으로 ‘근로보상’을 의미하는 ‘연차(年次)’ 휴가에서 매년 부여되는 휴가라는 의미의 ‘연례(年例)휴가’로 변경할 것과, 출근율 요건을 삭제해 국제기준에 맞도록 입법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긍정적 견해
박종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판결이 현실적 법체계하에서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박종희 교수는 쟁의행위기간과 육아휴직기간 등이 헌법상 근로자에게 정당하게 보장된 기간이므로 이를 결근으로 간주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았다.
다만 해당 기간 동안 무급으로 처리되는 점, 육아휴직의 경우 산전후휴가와 달리 근로자가 청구하는 경우 부여하는 임의적 휴가제도라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을 “출근율 산정에서만 제외시키더라도 불리한 처우가 아니며 법원이 해당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만을 가지고 출근율을 산정하도록 판단한 것은 현행법상 타당한 해석”이라고 평가했다(월간 노동법률 3월호 판례평석).
다만 박종희 교수 역시 현행 연차휴가제도가 과거 근로제공에 대한 보상으로 부여되는 제도 형태로 설계된 점에 대해서는 개선의 필요성을 나타냈다.
관련 법조문
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
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개정 2012. 2. 1.>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개정 2012. 2. 1.>
③ 삭제 <2017. 11. 28.>
④ 사용자는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 일수는 25일을 한도로 한다.
⑤ 사용자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⑥ 제1항 및 제2항을 적용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은 출근한 것으로 본다. <개정 2012. 2. 1., 2017. 11. 28.>
- 근로자가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
- 임신 중의 여성이 제74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로 휴업한 기간
-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으로 휴업한 기간
⑦ 제1항ㆍ제2항 및 제4항에 따른 휴가는 1년간(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제2항에 따른 유급휴가는 최초 1년의 근로가 끝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된다. 다만,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20. 3. 31.>
자주 묻는 질문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은 연차휴가 산정에서 결근인가요?
이 판결은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을 결근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관련 법령에 출근한 것으로 본다는 규정도 없으므로 출근으로 의제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육아휴직 기간은 연차유급휴가일수 산정에서 어떻게 처리되나요?
이 판결은 육아휴직 기간을 결근으로 보지 않되, 출근한 것으로 의제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연간 소정근로일수에서 육아휴직 기간이 차지하는 일수를 제외한 나머지 일수를 기준으로 출근율을 산정하고, 요건을 충족하면 연차유급휴가일수를 비례 산정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연차휴가수당은 임금에 해당하나요?
대법원은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해 사용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연차휴가수당은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 작성자:INSA TEAM
- URL:https://insa.team/article/case/1405425
- 저작권:이 블로그의 모든 글은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BY-NC-SA 라이선스를 따릅니다.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