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포인트의 임금성 쟁점
선택적 복지제도와 복지포인트
복지포인트제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복지포인트를 부여하고, 근로자가 정해진 사용처에서 물품이나 서비스를 정해진 금액 내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복지제도다. 이 복지포인트가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는지는 노동현장에서 중요한 쟁점이었다.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3.12.18. 선고, 2012다8939·2012다94643) 이후에는 복지포인트의 임금성 여부도 본격적인 논쟁 대상이 됐다.
대법원 판례의 기본 흐름
최근 대법원은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부정하는 판례를 계속 내놓고 있다. 대법원은 ‘서울의료원 복지포인트 통상임금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과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에도 세 차례에 걸쳐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부정하는 판례가 나왔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려면 먼저 그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하므로 비록 금품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면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여기서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선택적 복지제도를 시행하면서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근거하여 근로자들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그 결과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9.8.22.선고, 2016다48785)
지난해 11월 대법원 제3부는 울산광역시 소속 노동자 40명이 울산광역시를 상대로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에 산입해 재산정한 초과근로수당 지급을 청구한 사건에서,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으로 본 원심(부산고법 2019.7.10. 선고, 2018나57103)을 파기환송했다(대법원 2019.11.28. 선고, 2019다261084).
울산광역시 사건과 서울의료원 판결
울산광역시 복지포인트의 사실관계
울산시는 공무원 맞춤형복지제도 운영지침에 따라 소속 근로자가 건강관리·자기계발·여가활용·문화생활·가족친화 등을 위해 비용을 지출하면 그 비용을 보전했다. 보전 방식은 복지서비스 공급자에게 직접 지급하거나, 근로자로부터 영수증을 받고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이었다.
복지포인트는 배정받은 해당 연도 내에 사용해야 했다. 사용 후 남은 복지포인트를 다음 연도로 이월하거나 금전으로 청구할 수는 없었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울산시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성뿐 아니라 임금성도 부정했다. 그 근거 법리로는 ‘서울의료원 복지포인트 통상임금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2016다48785)의 다수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의료원 사건과의 공통점
서울의료원은 2008년부터 선택적 복지제도 운영지침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매년 복지포인트를 지급했다. 근로자들이 지침에 따라 복지포인트를 사용하면 그 복지포인트 상당액의 돈을 돌려받았다.
서울의료원 제도는 매년 1월 1일 일률적으로 공통포인트를 부여하고, 휴직자·중도퇴사자·신규 입사자에게는 일할 계산해 복지포인트를 지급했다.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고 이월사용도 금지됐다는 점에서 울산시 복지포인트제도와 유사하게 설계됐다.
서울의료원과 울산시는 모두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것을 전제로 연장근로수당을 계산했다. 이에 서울의료원과 울산시 근로자들은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이라고 주장하며,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연장근로수당과 이미 지급된 연장근로수당 등의 차액을 청구했다.
대법원 다수의견의 판단
복지포인트는 임금도 통상임금도 아니라는 결론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에 따르면,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에 따라 복지포인트를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한 경우에도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니며, 그 결과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다수의견 8명의 법리
다수의견은 먼저 복지포인트의 기초가 되는 선택적 복지제도 근거 법령인 근로복지기본법에 주목했다. 근로복지기본법이 ‘근로복지’ 개념에서 임금과 근로시간을 명시적으로 제외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근로복지제의 연혁상 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자의 임금상승이나 임금보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복지 관련 근로자 욕구를 반영한 새로운 기업복지체계라는 점도 고려했다.
복지포인트의 속성도 판단 근거가 됐다. 통상 1년 내 사용하지 않으면 이월되지 않고 소멸하며, 사용처가 제한되고 양도가능성도 없는 등 근로제공의 대가인 임금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특성이 많다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복지포인트를 ‘보수’나 ‘임금’으로 명시하지 않아 당사자가 이를 임금으로 인식하지 않은 점도 들었다.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인정하면 선택적 복지제도에 기초해 복지포인트를 부여·사용해 온 당사자들의 인식과 배치되고, 사용자가 형사처벌 위험에 놓여 심히 부당하다는 점도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됐다.
소수의견과 반대 논리
복지포인트도 근로제공과 밀접한 금품이라는 시각
울산광역시 소속 노동자가 울산시를 상대로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에 산입해 재산정한 초과근로수당 지급을 청구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으로 본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그러나 소수의견도 적지 않았다.
소수의견 4명의 법리
소수의견은 복지포인트가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부여되는 공통포인트 외에 근속연수에 따라 차등 부여되는 근속포인트, 가족구성에 따라 부여되는 가족포인트 등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중시했다. 각각이 임금성이 인정되는 기본급·근속수당·가족수당에 실질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또 중도 입사나 퇴사 또는 휴직 시 해당 연도 근무기간 기준으로 일할 또는 월할 정산한다는 점에서, 복지포인트는 근로의 제공과 직접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된 금품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소수의견은 사용용도에 다소 제한이 있더라도 근로자가 적어도 그 용도 내에서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용자는 근로자의 용도범위 내 사용에 대해 간섭하거나 정산을 거절할 수 없고, 근로자가 이를 통해 생활을 형성하고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복지포인트는 실질적으로 해당 금액이 통화로 지급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사용되지 않은 복지포인트가 이월되지 않고 소멸하더라도, 이는 복지포인트를 배정받아 그에 따른 재산적 이익에 대한 처분권을 부여받은 근로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처분한 것이므로 임금성을 부정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봤다. 거의 모든 근로자들이 복지포인트 전액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도 언급됐다.
또한 근로복지기본법 규정은 정책적으로 규율하고자 하는 대상을 정한 것에 불과할 뿐, 개별기업에서 시행하는 선택적 복지제도의 내용을 이루는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까지 규율하려는 입법 의도나 목적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봤다.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해당하는지는 근로기준법의 관점에서 그 실질에 비추어 임금으로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근로복지기본법이 2010년 선택적 복지제도를 처음으로 규율하기 이전인 2008년부터 피고를 비롯한 기업들이 선택적 복지제도를 시행해 복지포인트를 지급했던 점도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에 반대한 이유였다.
하급심 판례와 실무상 의미
전원합의체 판결 전 하급심의 경향
2015년 이후 하급심의 많은 판례는 선택적 복지비나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으로 판단했다. “복리후생 명목으로 지급한 금품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의 양이나 질과 관련이 있고, 은혜적인 금품이 아니라면 근로의 대가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서울고법 2017.4.19. 선고, 2016나2083847 판결 등).
일부 하급심 판례에서는 복지포인트가 복리후생적 성격의 금품이고 사용처와 사용기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들어 임금성을 부인한 경우도 있었다. 다만 이는 회사의 재정상황에 따라 매년 배정되는 포인트 액수가 달라지는 등의 임금성 여부 자체에 대한 부정적 조건이 있는 경우였다(서울고법 2016.1.15. 선고, 2015나2016215 판결 등).
판결의 의의와 남은 쟁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선택적 복지제도로 지급한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에 대해 법적 판단의 기준과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대법관이 반대의견을 제시한 것처럼, 다수의견에 논리적 취약점이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복지포인트는 실비변상적 성격의 금품이 아닌 이상 은혜적·호의적 성격의 금품이라고 봐야 한다.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복지포인트가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면, 현실 근로제공을 전제로 하지 않고 단순히 근로자의 지위에 근거해 발생하는 임금, 즉 생활보장적 성격의 임금이 존재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현행법상 임금의 발생 근거를 근로의 대가와 근로자의 지위로 구분하는 임금이분설은 인정되지 않는다.
복지포인트는 공무원이나 일부 공공기관에서 주로 운영되는 제도였다. 그러나 최근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민간기업도 복지포인트를 도입하는 추세다. 복지포인트의 임금성 여부가 중요한 노무쟁점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사용자가 통상임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보다 깔끔하게 법리적으로 정리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주 묻는 질문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에 포함되나요?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선택적 복지제도에 따라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된 복지포인트라도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그 결과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복지포인트가 임금이 아니라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다수의견은 근로복지기본법상 근로복지 개념에서 임금과 근로시간이 제외된 점, 선택적 복지제도의 연혁, 복지포인트의 사용처 제한·이월 제한·양도 불가능성, 당사자의 인식 등을 근거로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부정했다.
소수의견은 왜 복지포인트의 임금성을 인정했나요?
소수의견은 복지포인트가 근속연수와 가족구성 등에 따라 부여되고, 중도 입사·퇴사·휴직 시 근무기간을 기준으로 정산된다는 점에서 근로제공과 직접 관련되거나 밀접한 금품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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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INSA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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